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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체험

의사는 불면증이라 했고, 이모는 신이 온다고 했다

3주째 잠을 이루지 못하는 한서연 씨(가명, 29세). 병원은 불면증이라 하고, 무속인인 이모는 신이 내리려 한다고 말한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낯설어지던 어느 밤, 그녀는 기억을 잃었다.

2026년 08월 17일 visibility 913 조회 NEW
의사는 불면증이라 했고, 이모는 신이 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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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이 잦아진 3주

한서연 씨(가명, 29세)는 웹툰 채색 작업을 하는 프리랜서였다. 마감이 겹치면서 최근 한 달간 밤을 새우는 날이 잦아졌다.

처음엔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다. 카페인을 늘리고, 밤낮이 바뀐 생활에 몸이 적응하는 중이라 여겼다.

문제는 잠을 자려고 누워도 좀처럼 잠들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눈을 감으면 천장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귓가에서 낮은 웅얼거림이 들렸다.

3주째가 되자 서연 씨는 하루 두세 시간도 채 자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

거울 속 낯선 표정

이상함을 처음 느낀 건 화장실 거울 앞에서였다.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들었을 때, 거울 속 자신이 웃고 있었다. 서연 씨는 웃은 적이 없었다.

찰나였다. 눈을 다시 깜빡이자 거울 속 얼굴은 평소와 같았다. 서연 씨는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넘겼다.

하지만 그 뒤로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어느 날은 거울 속 눈동자가 자신을 따라 움직이지 않고 한 박자 늦게 움직였다. 어느 날은 입술이 자신도 모르게 달싹이는 걸 발견했다. 무슨 말을 하려던 것 같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가족들도 이상한 점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서연 씨가 잠꼬대를 하는데, 평소 쓰지 않는 낮고 걸걸한 목소리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고 했다.

"네 목소리가 아니었어. 꼭... 다른 사람 같았어."

정신과와 이모, 두 개의 진단

보다 못한 가족의 권유로 서연 씨는 정신과를 찾았다. 의사는 극심한 불면과 스트레스로 인한 환시, 환청 증상이라 진단했다. 수면제와 항불안제가 처방됐다.

약을 먹어도 소용없었다. 오히려 밤에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환시는 더 선명해졌다.

그 무렵, 오랜만에 집에 들른 이모(가명, 54세)가 서연 씨의 얼굴을 보자마자 낯빛이 굳었다. 이모는 십수 년째 무속인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모는 서연 씨의 손을 잡고 한참을 말이 없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얘, 이거 신병이야. 몸이 신을 받으려고 이러는 거야. 지금 안 받으면 점점 더 심해져."

서연 씨는 이모의 말을 믿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분명 정신적인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약으로도 나아지지 않는 증상 앞에서, 그녀는 어느 쪽 말도 온전히 부정할 수 없었다.

낮에는 병원이 맞다고 생각했고, 밤이 되면 이모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그 밤, 사라진 세 시간

그로부터 며칠 뒤, 서연 씨는 밤 11시쯤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운 것까지는 기억한다.

다음으로 기억나는 건 새벽 2시, 거실 한가운데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손에는 부엌칼이 들려 있었다.

아무것도 벤 흔적은 없었다.

서연 씨는 거실 유리창에 비친 자신을 봤다.

그 표정은, 자신이 지어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 입꼬리가 이상하게 올라가 있었고, 눈은 감정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정신이 든 순간, 유리창 속 표정이 아주 천천히, 자신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미소를 지웠다.

그리고 낮고 걸걸한 목소리가,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서연 씨는 그 목소리를 낸 기억이 없었다.

아직도 잠들지 못하는 밤

그날 이후 서연 씨는 병원과 이모 사이에서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한 채 지내고 있다.

약은 계속 먹고 있지만 잠은 여전히 오지 않는다. 이모는 여전히 전화를 걸어와 더 늦기 전에 신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거울을 볼 때마다 서연 씨는 확인한다. 지금 웃고 있는 게 정말 자신인지.

그리고 가끔, 아주 가끔, 손에 익숙하지 않은 무게가 느껴질 때가 있다. 부엌칼을 쥐었던 그 새벽처럼.

서연 씨는 그날 자신이 무엇을 하려 했는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혹시 요즘 이유 없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거울 속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는 밤이 있다면... 한번쯤 돌아보시길 바란다. 그것이 정말 당신 자신인지.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나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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