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 만에 처음 참석한 시댁 제사
이수현 씨(가명, 34세)는 결혼한 지 3년이 되었지만, 시댁 제사에는 한 번도 참석한 적이 없었다. 남편 박정훈 씨(가명, 37세)는 그때마다 "올해는 그냥 나 혼자 다녀올게"라며 은근히 그녀를 말렸다. 이유를 물으면 항상 대답이 애매했다. "집안 사정이 좀 복잡해서."
올해는 달랐다. 시아버지의 건강이 좋지 않아, 며느리인 그녀도 함께 내려가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북 산골짜기의 작은 마을, 청현리. 남편의 본가는 마을에서도 가장 안쪽에 자리한 오래된 기와집이었다.
집안 어른들은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집안 곳곳에서 마주치는 눈빛들이 조금씩 불편했다. 마치 그녀가 알아서는 안 될 무언가를 곧 보게 될 사람을 보듯이.
1년에 네 번, 늘 닫혀 있던 문
시댁은 1년에 정확히 네 번 제사를 지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절기가 바뀌는 첫날. 이수현 씨가 도착한 날은 마침 그중 하나였다.
집 안쪽, 안채와 떨어진 작은 별채에는 늘 문이 닫혀 있는 방이 하나 있었다. 시어머니는 그 방을 "작은방"이라고만 불렀다. 시아버지의 남동생, 그러니까 수현 씨에게는 작은시아버지가 되는 사람이 산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사흘을 머무는 동안, 그녀는 그 방에서 나오는 사람도, 그 방에 밥을 가져다주는 사람도 본 적이 없었다. 방문은 낮이나 밤이나 굳게 닫혀 있었고,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작은아버님은... 어디 편찮으신 거예요?" 그녀가 조심스럽게 묻자, 시어머니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제사 때 되면 알게 될 거다."
제사상 뒤에 조용히 앉은 사람
제사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 집안이 부산해졌다. 병풍이 세워지고, 제사상에 음식이 하나둘 올라갔다. 그리고 그 순간, 굳게 닫혀 있던 별채 문이 처음으로 열렸다.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예순쯤 되어 보였지만, 걸음걸이는 훨씬 늙은 사람처럼 느렸다.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푸른빛이 돌았고, 눈은 줄곧 바닥을 향한 채 한 번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제사상 뒤편, 병풍과 벽 사이 좁은 공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러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수현 씨는 남편에게 속삭였다. "저분이 작은아버님이세요?" 남편은 대답 대신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지금은 그냥... 아무것도 묻지 마."
제사가 시작됐다. 집안 어른들이 차례로 절을 올렸다. 이상한 건, 아무도 병풍 뒤에 앉은 그 사람을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마치 그 자리에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산 사람을 위한 제사
밤늦게, 시어머니가 그녀를 따로 불러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수백 년 전, 이 집안에 대를 잇지 못한 며느리가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시댁에서 쫓겨났고, 마을을 떠나던 날 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뒤로 집안에는 흉한 일이 끊이지 않았다.
무당을 찾아가자, 이런 말을 들었다고 했다. "산 사람 하나를 죽은 사람처럼 대해야 한다. 그래야 그 여자의 원한이 이 집을 떠난다."
그래서 이 집안은 대대로, 살아있는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을 정해 평소에는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1년에 네 번 제사 때만 조용히 나와 제사상 뒤에 앉아 있게 했다. 산 사람이지만 죽은 사람 취급을 받는 것. 그것이 이 집안이 액운을 막아온 방식이었다.
"올해는... 작은아버님 차례다. 벌써 12년째야."
이수현 씨는 소름이 돋았다. 그것보다 더 소름 끼치는 건, 그 이야기를 하면서도 전혀 놀라지 않는 시어머니의 담담한 얼굴이었다.
처음으로 어긋난 것
제사가 끝나갈 무렵, 집안 어른 중 한 명이 마지막 절을 올리고 있었다. 그때 이수현 씨는 무심코 병풍 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보았다.
줄곧 바닥만 보고 있던 그 남자가, 고개를 아주 천천히 들고 있었다.
그의 눈이, 열리고 있었다.
시선이 정확히 그녀를 향했다. 눈동자에는 초점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히, 그것은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 순간 제사상 위 촛불 두 개가 동시에 꺼졌다.
집안 어른들이 일제히 얼어붙었다. 누군가 낮게 중얼거렸다.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다시 불이 켜졌을 때, 병풍 뒤 그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작은아버지는 사라졌고, 대신 그가 앉아 있던 자리에는 방금까지 사람이 앉아 있었다는 온기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차갑게, 오래전부터 비어 있었던 것처럼.
지금도 그 방문은 열려 있다
다음 날 새벽, 집안은 발칵 뒤집혔다. 작은아버지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별채 방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방 안에는 오랫동안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조차 없었다. 먼지 쌓인 이불 한 채뿐이었다.
시어머니는 그 뒤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만 떠나는 날 아침, 이수현 씨의 손을 가만히 잡고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다음 제사 때는... 자리가 하나 필요할 거야."
이수현 씨는 지금도 그날 밤, 촛불이 꺼지기 직전 자신을 바라보던 그 눈빛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명절이 다가올 때마다, 남편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도.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나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