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이라는 이름의 여행
이진우 씨(가명, 35세)는 회사 동료이자 오랜 친구인 네 사람과 함께 강원도 산골짜기의 낡은 민박집으로 1박 2일 워크숍을 떠났다. 원래는 여섯 명이 함께하기로 했지만, 막내 격인 한소민 씨(가명, 27세)가 갑작스러운 집안일로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 다음 날 오전 서울에서 따로 합류하기로 했다.
민박집은 도로에서 한참 들어간 산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아름드리 그루터기가 남아 있었고, 그 둘레로 작은 돌담이 둘러쳐져 있었다. 도착한 첫날 저녁, 주인 할머니는 마당의 화로 앞에 다섯 사람을 불러 앉히고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당산나무가 있던 자리
할머니 말로는 이 터가 원래 마을을 지켜주던 당산나무가 서 있던 자리였다고 했다. 십수 년 전 민박을 짓기 위해 그 나무를 베어냈고, 그 뒤로 이곳에 머무는 손님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하나 생겼다고 했다.
"매일 밤 자기 전에, 묵는 사람 숫자만큼 한지로 인형을 접어서 마당 화로에 태우셔야 해요. 태우면서 오늘 밤 여기 몇 명이 묵는지, 꼭 소리 내어 말씀하시고요."
할머니는 화롯가에 쌓인 한지 뭉치와 실타래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숫자를 정확히 안 맞추면… 나무가 서운해한다고들 해요. 여기 계실 땐 꼭 지켜주세요."
다섯 명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신치고는 소박했고, 오히려 재미있는 체험처럼 느껴졌다.
무사히 지나간 이틀
첫날 밤, 다섯 사람은 서툰 손길로 한지를 접어 작은 인형 다섯 개를 만들었다. 화로 앞에 둘러앉아 차례로 "오늘 밤 다섯 명입니다"라고 말한 뒤, 인형을 하나씩 불 속에 넣었다.
인형은 순식간에 타올랐다가 사그라들었다.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둘째 날 밤도 마찬가지였다. 다섯 개의 인형, 다섯 번의 목소리, 그리고 조용히 사그라드는 불씨뿐이었다.
일행은 점차 그 의식을 대수롭지 않은 여흥거리로 여기기 시작했다.
여섯 번째 인형
마지막 밤이 되었다. 다음 날 오전이면 소민 씨가 서울에서 차를 몰고 이곳으로 합류할 예정이었다. 화로 앞에 둘러앉아 한지를 접던 중, 누군가 장난스럽게 말을 꺼냈다.
"소민이만 빼면 좀 섭섭하지 않아? 걔 몫도 하나 접어서 같이 태워주자."
다들 별생각 없이 웃으며 동의했다. 여섯 번째 인형이 접혔다. 화로 앞에서 다섯 사람은 순서대로 "오늘 밤 다섯 명입니다"라고 이미 신고를 마친 뒤, 마지막으로 누군가 소민 씨의 이름을 부르며 여섯 번째 인형을 불 속에 던져 넣었다.
"소민이 것도 같이요."
농담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다섯 명이 묵고 있다고 이미 소리 내어 신고를 마친 뒤에, 실제로는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몫을 슬쩍 하나 더 끼워 넣은 셈이 되었다. 아무도 그 말의 무게를 눈치채지 못한 채, 다섯 사람은 웃으며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화로에 남은 일곱 개의 흔적
다음 날 아침, 이진우 씨는 가장 먼저 일어나 마당으로 나갔다. 밤새 꺼진 화로를 정리하려던 참이었다.
재를 쓸어내리려던 손이 멈췄다.
화로 바닥에는 인형이 타고 남은 그을음 자국이 나란히 찍혀 있었다.
하나, 둘, 셋… 다섯을 셀 때까지는 괜찮았다.
여섯째 자국까지도, 어젯밤 장난 삼아 태운 소민 씨 몫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갔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일곱 번째 자국이 있었다.
나머지 여섯 개와 나란히, 하지만 유독 크고 짙게 그을린 흔적 하나가 재 위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이진우 씨는 다급히 다른 넷을 깨웠다. 다섯 사람은 화로 앞에 쪼그려 앉아 몇 번이고 자국을 세었다. 자신들이 손으로 접어 불 속에 넣은 것은 분명 여섯 개뿐이었다 — 다섯 명 몫과, 소민 씨를 위해 장난삼아 만든 것 하나.
그런데 그을음 자국은 일곱 개였다.
아무도 접지 않은, 아무도 부르지 않은 이름의 흔적 하나가 나머지 것들 곁에 나란히, 유독 진하게 남아 있었다.
그날 이후
일행은 그날 오후 서둘러 짐을 챙겨 민박집을 떠났다. 서울로 향하던 중, 이진우 씨의 휴대폰이 울렸다. 소민 씨가 몰던 차가 고속도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를 겪었다는 소식이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소민 씨 본인도 "그 시간에 뭔가에 홀린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졌었다"는 말 외에는 무엇이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하지 못했다. 사고가 난 시각은, 다섯 사람이 화로 앞에서 여섯 번째 인형을 태우던 바로 그 무렵과 겹쳐 있었다.
그 뒤로 다섯 사람은 여럿이 모이는 자리마다 습관처럼 인원을 센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숫자는 언제나 맞다.
그런데도 매번, 누군가 한 명이 더 있는 듯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