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차려진 밥상
한○○ 씨(가명, 33세)는 작은 빌라에서 혼자 산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석 달째 되던 가을, 그녀는 이상한 아침을 맞았다.
눈을 뜨자 발바닥이 끈적했다. 침대 밑에 내려놓은 발을 보니 바닥의 먼지가 새까맣게 묻어 있었다. 슬리퍼는 침대 옆에 가지런히 놓인 채였다.
부엌으로 가 보니 개수대에 물기가 남아 있었다. 밥솥은 비어 있었다. 어젯밤 분명 가득 지어 둔 밥이었다.
식탁 위에는 설거지를 마친 밥그릇 두 개와 숟가락 두 벌이 엎어져 말라 있었다. 그녀가 쓰는 그릇은 하나뿐이었다. 나머지 하나는 이사 올 때 외할머니가 챙겨 준 낡은 사기그릇이었다. 찬장 가장 안쪽에 넣어 둔 그것이 식탁에 나와 있었다.
한 씨는 몽유병이라고 생각했다. 피곤해서겠지. 그렇게 넘겼다.
둘째 날, 그리고 셋째 날
둘째 날 아침에는 국 냄새가 났다. 가스레인지 위 냄비에 미역국이 식어 있었다. 그녀는 미역을 사 둔 적이 없었다.
셋째 날 아침, 한 씨는 거울 앞에서 멈췄다. 입안에서 낯선 맛이 났다. 간장과 참기름 맛이었다. 배가 부른 느낌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어젯밤 저녁을 거르고 잠들었다.
그날 밤, 한 씨는 휴대폰을 책장 맨 윗칸에 세웠다. 원룸이라 렌즈 하나로 침대부터 부엌과 식탁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녹화 버튼을 누르고 큰불을 껐다. 싱크대 위 작은 등 하나만 켜 두었다.
새벽 3시 7분의 영상
아침에 영상을 열었다. 앞부분은 희미한 싱크대 불빛 아래 잠든 자신의 모습뿐이었다.
3시 7분. 침대에서 한 씨가 일어나 앉았다.
눈은 뜨고 있었다. 그런데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발소리도 내지 않고 부엌으로 걸어갔다. 허리가 평소보다 굽어 있었다. 걸음은 느리고 무거웠다. 외할머니의 걸음이었다.
화면 속 한 씨는 찬장에서 사기그릇을 꺼냈다. 밥을 푸고 숟가락을 놓았다. 그리고 그릇 두 개를 마주 보게 식탁에 올렸다. 맞은편 의자를 뒤로 빼 놓았다.
그녀는 자기 자리에 앉아 빈 의자를 향해 말했다. 낮고 갈라진 목소리였다.
"많이 먹어라.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
빈 의자 앞의 밥그릇에서 김이 올랐다. 숟가락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한 씨는 숨을 멈췄다. 화면 속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식탁에서 책장 위의 렌즈를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웃고 있었다.
입꼬리만 올라간, 그녀의 얼굴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웃음이었다.
"저기 또 하나 있네. 너도 먹을래?"
영상은 거기서 끝나 있었다.
그 뒤로도 밥상은 차려진다
한 씨는 그 영상을 지웠다. 이사도 했다. 식탁도, 사기그릇도 두고 나왔다.
그런데 새집에서 맞은 첫 아침, 부엌 싱크대 위에 밥그릇 두 개가 엎어져 있었다. 하나는 그녀가 쓰던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이 집에 가져온 적 없는 낡은 사기그릇이었다.
한 씨는 요즘 잠들기 전에 문 쪽을 향해 작게 인사한다. 밥상은 지금도 아침마다 두 그릇씩 차려져 있다. 적어도 아직, 그릇이 세 개 나온 아침은 없다.
그녀가 두려운 것은 하나다. 그날 영상 속 목소리가 마지막에 한 말, "너도"가 정확히 누구를 가리켰는지 아직 알 수 없다는 것.
이 이야기는 창작 공포 콘텐츠입니다.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모두 가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