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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 유형: 초자연 현상
  • 주의사항: 이 이야기는 창작·각색된 콘텐츠이며 실제 인물, 장소, 사건과 무관합니다
초자연 현상

노을이 질 때마다, 내 그림자만 빛 쪽으로 누웠다

노을 명소로 소문난 오피스텔에 이사한 29세 정하은 씨. 해질녘마다 자신의 그림자만 빛을 향해 눕는 것을 발견한 뒤, 그 그림자가 점점 몸에서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2026년 08월 28일 visibility 4,235 조회 NEW
노을이 질 때마다, 내 그림자만 빛 쪽으로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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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맛집이라 소문난 그 방

스물아홉 프리랜서 스타일리스트 정하은 씨(가명, 29세)는 인테리어 사진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본 게시글 하나 때문에 지금 사는 오피스텔로 이사를 결정했다.

"여기 창문, 해질녘 노을이 방 안까지 다 들어와요. 사진 찍기엔 최고예요."

정말이었다. 서향으로 난 통창 너머로 매일 저녁 6시 반이면 방 전체가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하은 씨는 그 시간마다 셀카를 찍어 SNS에 올리는 게 하루의 낙이 됐다.

이상한 걸 눈치챈 건 이사 온 지 이 주쯤 됐을 무렵이었다.

빛을 향해 눕는 그림자

여느 때처럼 노을을 등지고 셀카를 찍던 하은 씨는 사진을 확인하다 미간을 좁혔다. 벽에 진 자신의 그림자가 창문 반대쪽, 빛에서 멀어지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창문 쪽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역광인데 그림자가 왜 저기 있지.'

다시 서서 확인해봤다. 몸은 창을 등지고 서 있는데,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는 분명 창문 쪽, 빛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었다. 마치 빛이 그림자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끌어당기는 것처럼.

혹시 스탠드 조명 때문인가 싶어 커튼을 치고 방 안 조명을 하나씩 꺼봤다. 결과는 같았다. 어떤 조명을 켜도, 하은 씨의 그림자만 광원을 향해 누웠다.

나만 그런 거였다

찾아온 친구에게 넌지시 나란히 서달라고 부탁했다. 스탠드 하나만 켜둔 방, 두 사람의 그림자가 나란히 바닥에 졌다.

친구의 그림자는 정상적으로 조명 반대편으로 길게 뻗어 있었다. 하은 씨의 그림자만, 여전히 조명 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 있었다.

"네 그림자만 좀... 이상하게 누웠는데? 착시인가?"

친구는 웃어넘겼지만 하은 씨는 웃을 수 없었다. 그날 이후로 그림자를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다. 아침 햇살, 저녁 노을, 방 안 스탠드, 심지어 냉장고 안쪽 조명 앞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먼저 살던 사람도 그랬다는 얘기

관리실에 들렀다가 우연히 옆 세대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이전 세입자 얘기를 꺼내자 아주머니의 표정이 묘하게 굳었다.

"그 총각도 저녁마다 창문 앞에 몇 시간씩 서 있었어. 뭘 그렇게 보나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자기 그림자를 보고 있더라고. 어느 날 갑자기 짐도 안 챙기고 나갔어."

하은 씨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자신도 요즘 저녁마다 창문 앞에서 그림자를 확인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벽장 뒤에서 나온 사진

며칠 뒤, 옷장을 옮기다 벽과 옷장 사이 틈에서 낡은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이전 세입자로 추정되는 남자가 창문 앞에 서 있는 사진이었다.

사진 속 남자의 몸은 창을 향해 서 있는데, 얼굴만 카메라 쪽으로 거의 180도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그 발밑, 그림자는 몸의 방향과 무관하게 창문 쪽으로 완전히 겹쳐 누워 있었다. 마치 몸에서 빠져나온 그림자가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려는 것처럼.

사진 뒷면에는 볼펜으로 흐릿하게 적힌 글씨가 있었다.

"돌아보지 말 것. 따라오니까."

그날 저녁, 돌아섰을 때

그날도 노을이 졌다. 하은 씨는 이번엔 일부러 창을 등지지 않고, 창을 향해 선 채로 그림자를 확인해보기로 했다.

바닥에 진 그림자는 평소와 똑같이 창문 쪽, 빛 쪽으로 누워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림자의 윤곽이 자신의 실제 자세와 미묘하게 달랐다. 그림자 속 어깨가 살짝 앞으로 굽어 있었다. 하은 씨는 어깨를 굽히지 않고 똑바로 서 있었는데도.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다시 떴다.

그림자가 몸에서 완전히 떨어져, 창문 쪽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 있었다.

몸과 그림자 사이에 좁은 틈이 생겨 있었다. 그 틈 사이로 저물어가는 노을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하은 씨는 그대로 눈을 질끈 감고 뒷걸음질 쳐 방을 빠져나왔다.

지금도 노을이 지면

하은 씨는 이제 노을 시간엔 커튼을 꼭 닫아둔다. 그 방의 노을 사진도 더는 찍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엘리베이터 거울이나 카페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가, 몸이 움직이기도 전에 먼저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 있는 걸 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하은 씨는 애써 눈을 돌린다. 돌아보지 말라던 그 메모를, 아직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장소, 인물이나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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