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들리는 발소리
이준호 씨(가명, 28세)는 반년 전 지금 사는 원룸으로 이사한 뒤부터 밤마다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자정이 넘으면 현관 쪽에서 시작해 방 안을 가로질러 창가까지 이어지는 발소리. 맨발로 걷는 듯한, 조심스러운 발소리였다.
처음엔 위층 소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리는 분명 자신의 방 안, 바닥에서 울리고 있었다.
커뮤니티에서 찾은 글
잠을 설치는 날이 늘어나자 준호 씨는 인터넷 괴담 커뮤니티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손 없는 날에 들어온 것 쫓아내는 법"이라는 오래된 게시물을 발견했다.
절차는 구체적이었다. 자정 정각부터 정확히 49분 동안 진행할 것. 방의 네 모서리에 굵은소금을 한 줌씩 뿌릴 것. 그런 다음 방 한가운데 서서 정확히 일곱 번 절을 올리며 정해진 문구를 욀 것. 의식이 끝나기 전까지는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 것.
글쓴이는 "횟수를 틀리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적어두었다.
자정, 여섯 번째 절까지
준호 씨는 그날 자정, 글에 적힌 대로 소금을 네 모서리에 뿌리고 방 한가운데 섰다. 시계를 확인했다. 00시 00분.
첫 번째 절. 두 번째. 세 번째.
넷, 다섯, 여섯.
여섯 번째 절을 마치고 일곱 번째를 올리려던 순간, 등 뒤 창문에서 뭔가 톡, 하고 유리를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준호 씨는 그 소리에 놀라 잠시 동작을 멈췄다.
일곱 번째 소리
다시 절을 이으려던 순간,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일곱."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낮고 쉰, 바닥에 입을 대고 말하는 것처럼 눅눅한 목소리.
규칙은 분명했다. 의식이 끝나기 전까지는 절대 돌아보지 말 것. 하지만 그 목소리가 너무 가까이서, 너무 또렷하게 들려서 준호 씨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아무도 없었다. 현관문은 잠긴 그대로였고, 창문도 닫혀 있었다.
다만 방 한가운데, 자신이 서 있던 자리에 소금이 발자국 모양으로 흩어져 있었다. 한 사람의 것이라기엔 여러 겹으로 겹치고 뭉개진 자국이었다.
시계는 00시 4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의식은 이미 끝나 있었다.
지금도
그날 이후 발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대신 매일 자정이 되면, 방 안 온도가 잠깐 뚝 떨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 든다고 준호 씨는 말한다.
그리고 가끔, 혼자 있는 방에서 자신도 모르게 숫자를 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하나, 둘, 셋... 여섯까지 세고 나면 항상 소름이 돋아 멈춘다.
일곱을 세어본 적은, 아직 없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 장소,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