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가위에 눌린다는 사람들
29세 직장인 박○○ 씨(가명)는 원룸에서 혼자 산다. 몇 주 전부터 야근이 이어지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커뮤니티에는 '요즘 가위눌림이 늘었다'는 글이 자주 올라왔고, 박 씨도 그저 피로 탓이라고 생각했다.
가위눌림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날 밤 박 씨는 일부러 책장 위에 중고로 산 소형 카메라를 올려 두었다. 자는 모습을 녹화해 두면, 눌리는 동안 실제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걸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불을 끄고 누웠다. 카메라의 작은 붉은 불빛만 어둠 속에서 깜빡였다.
새벽 3시 12분
눈이 떠졌다. 천장이 보였다. 그런데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 눈꺼풀 하나 내 것이 아니었다. 가슴 위로 젖은 이불 같은 무게가 서서히 내려앉았다. 숨이 얕아졌다.
방 안의 공기가 차가웠다. 커튼 틈으로 스며든 가로등 빛이 바닥에 가느다란 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때 침대 발치 쪽에서 매트리스가 아주 조금 꺼졌다.
꾹.
누군가 올라오고 있었다. 무릎으로, 천천히. 이불이 한 뼘씩 눌리며 위쪽으로 다가왔다. 박 씨는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에서는 바람 새는 소리만 났다.
시야 가장자리에 검고 긴 그림자가 솟아올랐다. 그것은 박 씨의 얼굴 위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얼굴이 없었다. 그런데도 귓가에서 낮고 축축한 숨소리가 들렸다.
아침에 확인한 영상
눈을 뜬 건 알람이 울린 아침 7시였다. 몸은 멀쩡했다. 박 씨는 긴 한숨을 내쉬고, 카메라 영상을 돌려 보았다. 꿈이었다는 증거를 확인하려고.
새벽 3시 12분. 영상 속 박 씨는 천장을 보고 반듯이 누워 있었다. 눈은 감겨 있었다.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대 발치의 이불도 평평했다.
박 씨는 안도했다. 그리고 음량을 키워 보았다.
영상 속 박 씨의 숨소리 옆에서, 또 하나의 숨소리가 들렸다. 박 씨의 얼굴 바로 위,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숨소리는 박 씨의 숨에 맞춰 들이쉬고 내쉬다가, 어느 순간 박자를 어긋내며 조금씩 가까워졌다. 그리고 영상이 끝나기 직전, 아주 작은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었다.
"...일어났네."
영상 속 박 씨는 그때까지 눈을 감고 잠들어 있었다.
그날 이후
박 씨는 그날 이후 카메라를 치웠다. 하지만 새벽 3시 12분이 되면 여전히 눈이 떠진다.
가끔 이불 끝이 아주 조금 꺼져 있는 것을 본다. 아직 아무것도 올라오지 않았을 때에도.
그리고 생각한다. 그날 그것은 왜 박 씨가 일어나기를 기다렸을까.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이야기입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