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ize 핵심 요약

  • 공포 유형: 수면 마비
  • 주의사항: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세요
수면 마비

닷새 밤, 가위에 눌릴 때마다 침대 발치의 그것이 돌아봤다

가위눌림 속 침대 발치에 등 돌리고 앉은 형체. 밤마다 조금씩 윤 씨 쪽으로 돌아보더니 닷새째 밤, 가위가 풀렸는데도 사라지지 않았다.

2026년 10월 04일 visibility 2,200 조회 NEW
닷새 밤, 가위에 눌릴 때마다 침대 발치의 그것이 돌아봤다
글자 크기
100%

첫날 밤의 가위

프리랜서 디자이너 윤○○ 씨(가명, 34세)는 마감이 몰린 달부터 다시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다. 가위눌림이야 예전에도 있었다. 그녀에게는 풀리는 요령도 있었다. 몸이 굳었을 때 엄지발가락 하나만 있는 힘껏 움찔거리면 몸이 풀리며 깨어난다는 것.

그런데 이번 가위는 달랐다. 눈이 떠졌고, 고개는 돌아가지 않았지만 눈 끝으로 침대 발치에 무언가 있는 것이 보였다.

흰 옷을 입은 긴 머리의 형체가 침대 발치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창으로 스며든 가로등 불빛에 흰 옷만 희미하게 떠 있었다. 윤 씨에게 완전히 등을 돌린 채였다. 어깨가 아주 느리게 오르내렸다. 윤 씨는 엄지발가락을 움직였고, 곧 몸이 풀렸다. 불을 켰을 때 방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다음 날 윤 씨는 가위눌림을 검색해 봤다. 뇌는 깨어 있는데 몸은 아직 잠들어 있는 '수면 마비' 상태라고 했다. 뇌가 반쯤 꿈을 꾸고 있어서 헛것이 보이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윤 씨는 그 설명을 믿기로 했다. 꿈이라면, 깨면 끝나는 것이니까.

조금씩 돌아보는 것

다음 날 밤에도 같은 가위가 왔다. 형체는 같은 자리에 있었는데 어제와 달랐다. 몸이 아주 조금, 윤 씨 쪽으로 돌아와 있었다. 곧게 보이던 등이 비스듬해져, 한쪽 어깨가 보였다.

사흘째 밤에는 머리카락 사이로 귀가 보였다. 나흘째 밤에는 턱선이 보였다. 윤 씨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것은 하룻밤에 한 뼘씩, 자신을 향해 돌아보고 있다.

윤 씨는 닷새째 밤을 피하려고 커피를 석 잔 마셨다. 새벽 두 시까지는 버텼다. 하지만 노트북 앞에서 깜빡 눈이 감겼다가 뜨였을 때 그녀는 이미 침대에 누워 있었고,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풀렸는데, 사라지지 않았다

형체는 거의 정면을 향해 있었다. 긴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고 있었고, 그 틈으로 입가가 보였다. 웃고 있었다. 어깨는 여전히 느리게 오르내리는데 숨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방 안에는 오직 윤 씨의 심장 소리뿐이었다.

윤 씨는 눈을 질끈 감고 엄지발가락에 온 힘을 줬다. 움직였다. 몸이 풀렸다. 윤 씨는 숨을 몰아쉬며 일어나 앉았다.

형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침대 발치, 가로등 불빛만 스며든 어둠 속에서 그것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윤 씨를 마주 보고 있었다. 가위가 풀렸는데, 눈앞에 그대로 있었다. 이제는 꿈이 아니었다. 윤 씨가 벽 스위치로 손을 뻗는 순간, 머리카락 사이의 입가가 조금 더 올라갔다.

불이 켜지자 침대 발치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이불이 두 무릎 모양으로 깊게 눌려 있었다.

아직도 불을 켜고 잔다

윤 씨는 그 집에서 나왔다. 새 집에서는 가위에 눌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하지만 지금도 불을 켜고 잔다. 그리고 가끔, 아침에 일어나 침대 발치의 이불을 만져 본다.

이불이 아주 조금 눌려 있는 날이 있다. 무릎 모양으로.


이 이야기는 창작 공포 콘텐츠입니다. 등장 인물과 장소는 모두 가상입니다.

warning 주의사항

  •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세요
  • 혼자 읽지 마시고 밝은 곳에서 읽어주세요
  • 수면 전 읽으시면 잠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어두운 방에서 읽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인물/장소/사건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