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동안 배달된 점심
박 씨(가명, 34세)는 오피스텔 사 층의 원룸에서 혼자 살았습니다. 평일에는 아침 일곱 시 반에 나가 저녁 여덟 시가 넘어야 돌아오는 생활이었고, 낮 동안 집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사실은 박 씨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지난주 월요일 저녁, 퇴근길 지하철에서 배달 앱을 열었다가 박 씨는 주문 내역 맨 위에서 낯선 줄을 발견했습니다.
「죽 1인분, 수저 2벌, 배달 완료」
주문한 적이 없었습니다. 결제는 앱에 쌓아 둔 포인트에서 빠져나가 있었고, 배달 완료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습니다. 박 씨네 현관문 앞에 흰 비닐봉지가 놓인 사진이었습니다.
계정이 도용당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밀번호를 바꾸고 집에 돌아왔지만 현관 앞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대신 싱크대 건조대에 빈 죽 용기가 하나,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채 엎어져 있었습니다.
도어락은 아침에 박 씨가 잠근 그대로였고, 열림 기록은 오전 일곱 시 반 이후 비어 있었습니다.
매일 하나씩
화요일에도 같은 주문이 있었습니다. 수요일에는 메뉴가 칼국수로 바뀌었고, 목요일에는 또 죽이었습니다. 시간은 늘 낮 한 시 전후, 수저는 늘 두 벌이었습니다. 퇴근하면 건조대에는 어김없이 빈 용기가 하나 엎어져 있었고, 박 씨는 그것을 보자마자 분리수거함에 내다 버렸습니다.
박 씨는 앱 고객센터에 문의했고, 도용 흔적은 없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접속 기기는 박 씨의 휴대폰 하나뿐이었습니다. 요청사항 칸에는 매번 같은 문장이 적혀 있었습니다.
「벨은 누르지 마세요. 노크 세 번만.」
박 씨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것은 배달 완료 사진이었습니다. 월요일과 화요일 사진에는 문 앞에 놓인 봉지만 찍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요일 사진에서는 문이 손가락 두 마디만큼 열려 있었고, 목요일 사진에서는 그 틈이 손 하나가 나올 만큼 벌어져 있었습니다.
틈 안쪽은 새까맸습니다. 환한 낮이었는데도, 불을 끈 방보다 더 어두웠습니다.
금요일, 비상계단
금요일 박 씨는 반차를 냈습니다. 낮 열두 시 반에 집 앞 복도에 도착해, 같은 층 끝에 있는 비상계단 문 뒤에 숨었습니다. 현관은 도어락에 더해, 열쇠로만 열리는 보조 자물쇠까지 잠그고 나왔습니다. 도어락 기록을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 시 오 분, 헬멧을 쓴 배달 기사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습니다. 손에는 흰 비닐봉지 하나가 들려 있었습니다.
기사는 박 씨의 호실 앞에서 멈추더니 벨을 누르지 않고 문을 세 번 두드렸습니다.
똑, 똑, 똑.
박 씨는 비상계단 문틈으로 숨을 죽였습니다. 현관은 분명 잠겨 있었습니다. 보조 자물쇠는 박 씨 주머니 속 열쇠로만 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쪽에서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복도 끝까지 또렷하게 들렸습니다.
문이 천천히, 손 하나가 나올 만큼만 열렸습니다.
그 틈에서 하얗고 가느다란 손이 나왔습니다. 손톱은 길었고, 손등은 불에 비친 종이처럼 푸르스름했습니다. 그 손이 기사의 손에서 비닐봉지를 받아 들었습니다.
기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숙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방금 받으신 분은
기사가 돌아서다가 비상계단 쪽에서 새어 나오는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습니다. 박 씨가 문을 밀고 나오자 기사는 눈을 크게 떴습니다.
「어, 손님? 방금 문 열고 받으셨잖아요. 어떻게 거기서...」
박 씨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기사의 시선이 박 씨와 닫힌 현관문 사이를 두 번 오갔습니다.
「어제도 제가 이 시간에 왔었는데. 어제도 오늘도 손만 나오시길래 몸이 안 좋으신가 했거든요.」
기사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뒷걸음질 치듯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며 한 번 더 뒤돌아보았고, 문이 닫히자마자 층 표시등이 급하게 내려갔습니다.
현관문은 어느새 완전히 닫혀 있었습니다. 박 씨가 열쇠를 꽂아 돌리자, 아침에 잠가 둔 그대로인 보조 자물쇠가 철컥 하고 풀렸습니다. 도어락 번호를 누르며 확인한 열림 기록에도 박 씨의 아침 외출 이후로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식탁 위에는 씻어서 엎어 둔 빈 용기 다섯 개가 가지런히 줄지어 있었습니다. 월요일부터 박 씨가 분리수거함에 내다 버린 네 개까지 전부였습니다. 맨 끝의 하나는 방금 헹군 듯 물방울이 맺힌 채 아직 따뜻했습니다. 방금 받은 봉지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주문
박 씨는 지금 부모님 댁에 머물고 있습니다. 휴대폰의 배달 앱은 삭제했고, 계정도 탈퇴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토요일 아침, 어머니의 태블릿에 같은 앱을 깔고 새 계정을 만든 박 씨는 한참 동안 화면을 끌 수 없었다고 합니다. 부모님 댁 주소로 등록된 새 주문이 하나 들어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죽 1인분, 수저 2벌, 배달 예정」
요청사항 칸의 문장은 이렇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문 열어 두세요. 같이 먹어요.」
이 이야기는 창작된 공포 이야기이며,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실제와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