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ize 핵심 요약

  • 공포 유형: 빙의 체험
  • 주의사항: 이 이야기는 창작·각색된 콘텐츠이며 실제 인물, 장소, 사건과 무관합니다
빙의 체험

녹음실에 홀로 있었는데, 트랙에는 다른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20년차 음향 엔지니어 한지원 씨(가명, 47세)는 원인 모를 신병에 시달리다, 자신이 녹음한 모든 트랙에서 낯선 목소리를 발견하기 시작한다. 목소리는 점점 또렷해지다 못해, 마침내 그의 목을 빌려 말하기 시작했다.

2026년 09월 09일 visibility 3,726 조회 NEW
녹음실에 홀로 있었는데, 트랙에는 다른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글자 크기
100%

소리를 만드는 사람

한지원 씨(가명, 47세)는 20년 넘게 후시녹음과 사운드 디자인을 해온 음향 엔지니어였다. 영화와 드라마의 대사를 다듬고, 발소리와 바람 소리를 겹겹이 쌓아 하나의 장면을 완성하는 일.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몰라도, 그가 만든 소리는 들었다.

지원 씨의 작업실은 방음벽으로 둘러싸인 3평 남짓한 부스였다. 하루의 대부분을 그 안에서 헤드폰을 낀 채 보냈다. 완벽한 침묵 속에서 아주 작은 소음까지 구분해내는 것이 그의 일이었고, 그는 그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문제가 시작된 건 지난봄이었다. 이유 없이 어깨와 목이 무겁게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밤마다 식은땀을 흘리며 깼고, 낮에는 까닭 모를 이명이 귓속을 맴돌았다. 사람 목소리 같기도, 바람 소리 같기도 한 소리였다.

트랙에 남은 목소리

어느 날, 지원 씨는 일주일 전 녹음해 둔 내레이션 트랙을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자신의 목소리로 대본을 읽어 임시 가이드를 만든 파일이었다.

재생 버튼을 눌렀다. 익숙한 자신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문장과 문장 사이, 아주 짧은 간격에서 다른 소리가 겹쳐 있었다.

낮고 갈라진, 성별을 알 수 없는 목소리였다. 지원 씨는 게인을 올리고 이퀄라이저로 대역을 나눠 들었다. 노이즈가 아니었다. 분명한 음절이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리듬은 있었다. 마치 누군가 지원 씨의 목소리 바로 뒤에 숨어서, 같은 문장을 다른 언어로 따라 읽는 것 같았다.

지원 씨는 그 파일을 지웠다. 그리고 다음 날 새로 녹음했다.

같은 목소리가 다시 남아 있었다.

점점 커지는 것

그 뒤로 지원 씨가 녹음하는 모든 트랙에 그 목소리가 섞여 들어왔다. 뉴스 내레이션, 광고 성우 가이드, 심지어 아내와의 통화를 실수로 녹음해 둔 파일에서도.

목소리는 점점 또렷해졌다. 처음엔 문장 하나에 한 번 정도 끼어들던 것이, 나중에는 지원 씨가 말을 멈추는 모든 순간을 파고들었다.

지인 중 한 명이 그 파일을 듣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말했다.

"이거... 지원 씨 목소리가 두 개로 들려요. 하나는 지원 씨고, 하나는... 지원 씨가 흉내 내는 것 같은데, 흉내가 아니에요."

같은 시기, 지원 씨의 몸에도 변화가 있었다. 거울을 보면 순간적으로 낯선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평소라면 짓지 않을 웃음, 지어본 적 없는 눈빛이었다. 목소리 톤도 미세하게 낮아졌다는 걸, 아내가 먼저 알아챘다.

마지막 녹음

증상이 심해지던 어느 밤, 지원 씨는 부스에 홀로 앉아 마지막으로 그 원인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마이크를 켜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30분을 그대로 앉아 있었다.

파형에는 아무 소리도 잡히지 않아야 했다.

재생해 보았다.

침묵 속에서, 누군가 지원 씨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지원 씨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지원 씨는 그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지원 씨는 자신의 입이 저절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자신이 짓지 않은 표정으로 그를 마주 보고 있었다.

지금도 이어지는 이야기

그날 이후 지원 씨는 오래 알고 지내던 지인의 소개로, 신병과 접신에 대해 잘 아는 어른을 찾아갔다. 자세한 이야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원 씨는 지금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만 전했다.

작업실은 정리했다. 더 이상 소리를 다루는 일을 하지 않는다.

다만 가끔, 조용한 방 안에 혼자 있을 때면 지원 씨는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목소리로 나직이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했다.

그 목소리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지원 씨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신병과 접신은 많은 이들이 실제로 겪고 증언해 온 현상이며, 이 글은 무속 신앙이나 무속인이라는 직업을 희화화하거나 비하할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등장인물과 사건은 모두 가상이며, 실제 인물·장소와는 무관합니다.

warning 주의사항

  • 이 이야기는 창작·각색된 콘텐츠이며 실제 인물, 장소, 사건과 무관합니다
  •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이며 실존 인물과 관련이 없습니다
  • 신병과 접신은 실제로 많은 이들이 증언해 온 현상이며, 이 글은 이를 소재로 한 창작물로 무속 신앙을 비하할 의도가 없습니다
  •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하세요
  • 혼자 계신 밤에는 밝은 곳에서 읽어주세요
  • 취침 전 열람 시 잠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원인 모를 신체 이상이나 정신적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 무속 신앙과 관련한 개인적 경험이나 신념은 존중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