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를 위해 찾아간 폐목욕탕
정소연 씨(가명, 27세)는 도시 탐험 콘텐츠로 구독자를 모으는 유튜버였다. 폐가, 폐교, 버려진 놀이공원까지 웬만한 곳은 다 다녀봤지만, 이번에 찾아간 곳은 조금 결이 달랐다.
경기도 외곽의 오래된 동네 목욕탕. 대중목욕탕 문화가 사그라들면서 8년 전 폐업한 뒤 그대로 방치된 3층짜리 건물이었다. 정 씨는 촬영 팀원 두 명과 함께 늦은 오후 건물 뒷문으로 들어섰다.
타일 바닥은 군데군데 깨져 있었고, 탈의실 사물함은 녹슨 채 반쯤 열려 있었다. 카메라 배터리를 아끼려고 조명은 손전등 하나로 버텼다.
이상한 낌새를 처음 느낀 건 남탕 쪽 욕탕으로 들어섰을 때였다.
잠긴 배관에서 들리는 물소리
욕탕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온탕과 냉탕 모두 바닥까지 말라 있었고, 벽에 붙은 타일에는 허연 물때 자국만 남아 있었다.
정 씨가 온탕 쪽으로 카메라를 돌리는 순간, 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졸졸졸.
분명 수도가 끊긴 지 오래된 건물이었다. 정 씨는 팀원에게 물었다. "방금 그 소리 들었어?" 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셋 다 같은 방향, 온탕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전등을 비췄다. 탕 바닥은 여전히 말라 있었다. 물 한 방울 없었다.
그런데 소리는 계속 들렸다. 마치 누군가 탕 안에서 몸을 움직이며 물장구를 치는 듯한, 찰박거리는 소리로 바뀌어 갔다.
정 씨는 촬영을 그만두자고 하려 했다. 그때 팀원 한 명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탕 안에 뭐가 있어."
탕 안에 있던 것
정 씨는 천천히 손전등을 다시 탕 쪽으로 비췄다.
바닥이 말라 있는 온탕 한가운데, 사람 형체 하나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등을 돌린 채, 어깨까지 물에 잠긴 것처럼 몸을 낮추고 있었다. 물은 없는데도, 그 형체의 어깨선을 따라 물기가 반짝이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정 씨는 숨을 죽였다. 카메라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형체가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팀원 한 명이 정 씨의 팔을 세게 붙잡았다. "나가자. 지금 당장."
셋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등 뒤에서 첨벙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마치 무언가 탕 밖으로 걸어 나오려는 듯한 소리였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마지막 3분
건물을 빠져나온 뒤, 정 씨는 그날 촬영분을 확인했다.
대부분의 장면은 멀쩡했다. 그런데 온탕 장면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영상에 낮은 잡음이 섞이기 시작했다. 사람이 흐느끼는 듯한 소리와 비슷했지만, 정 씨는 확신할 수 없었다.
형체가 고개를 돌리던 마지막 3분 분량은 지금까지도 채널에 올리지 않았다.
정 씨는 나중에 그 동네 주민에게서 들었다. 목욕탕이 문을 닫기 몇 달 전, 온탕 청소 도중 한 노인이 쓰러진 채 발견된 적이 있었다고. 얼마 뒤 그 노인은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한다.
정 씨는 지금도 샤워를 할 때면 등 뒤에서 첨벙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자꾸 뒤를 돌아본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제보된 소재를 바탕으로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장소나 인물,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