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교대의 시작
올해 24세인 이 씨(가명)는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 3개월째 같은 루틴이었습니다.
3월의 어느 수요일 밤. 이 씨는 평소보다 10분 일찍 편의점에 도착했습니다. 밤 9시 50분. 전임자인 주간 알바생 한 씨가 교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씨의 표정이 이상했습니다.
"야, 너 아까 왔다 간 거야?"
"네? 저 지금 막 왔는데요."
한 씨가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아닌데... 30분 전에 너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매장 안을 돌아다녔거든."
CCTV를 돌려보다
이 씨는 웃으며 넘기려 했습니다. 닮은 사람이 있었겠지. 편의점에는 하루에 수백 명이 오니까요.
하지만 한 씨가 진지했습니다.
"아니, 진짜 너였어. 옷까지 똑같았어. 검은색 패딩에 회색 후드. 지금 네가 입고 있는 그 옷."
이 씨는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검은색 패딩. 회색 후드티.
등이 서늘해졌습니다.
두 사람은 카운터 뒤의 CCTV 모니터를 돌려보았습니다.
밤 9시 17분. 편의점 자동문이 열렸습니다.
이 씨와 똑같은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같은 얼굴. 같은 체형. 같은 검은색 패딩에 회색 후드.
그 사람은 물건을 사지 않았습니다. 카운터에 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매장 안을 천천히 걸어다녔습니다. 과자 코너. 음료 코너. 도시락 코너.
마치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2분 37초 동안 매장을 돌아다닌 뒤, 그 사람은 자동문으로 나갔습니다.
이 씨의 손이 떨렸습니다.
"이거... 나인데. 진짜 나인데."
9시 17분. 그 시간에 이 씨는 집에서 운동화 끈을 묶고 있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편의점까지는 도보 15분 거리.
이 씨는 그 시간에 그곳에 있을 수 없었습니다.
얼굴이 없다
이 씨는 CCTV를 확대했습니다. 화질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체형, 걸음걸이, 옷, 신발까지 모두 자신과 동일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얼굴을 확대했을 때, 이 씨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사람의 얼굴은 이 씨의 얼굴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표정이... 없었습니다. 눈, 코, 입의 위치는 같은데, 마치 밀랍인형처럼 아무런 표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소름 끼치는 것.
매장을 나가기 직전, 그 사람이 CCTV를 올려다보았습니다.
정확히 카메라 렌즈를.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그 미소는 이 씨의 미소가 아니었습니다. 입꼬리만 올라간, 눈은 웃지 않는, 기계적인 미소.
한 씨가 말했습니다.
"야... 저 웃는 거 실시간으로 봤어. 소름 돋아서 카운터 뒤에 숨었어."
세 번째 밤
이 씨는 그날 밤 근무를 마치고 집에 갔습니다. CCTV 영상은 스마트폰으로 녹화해 두었습니다.
다음 날, 편의점 점주에게 보고했습니다. 점주는 "장난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이틀 뒤. 같은 시간. 밤 9시 17분.
이 씨는 이번에는 9시부터 편의점에 나와 CCTV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9시 15분. 16분. 17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순간.
이 씨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왔습니다. 현관 도어벨 카메라.
누군가가 이 씨의 집 현관 앞에 서 있었습니다.
검은색 패딩. 회색 후드.
고개를 숙이고 현관문 앞에 서 있는 그 사람의 뒷모습.
이 씨는 영상 속 그 사람이 고개를 들기 전에 알림을 껐습니다.
본능적으로 알았습니다. 그 얼굴을 다시 보면 안 된다는 것을.
지금도 가끔
이 씨는 그 편의점을 그만두었습니다. 이사도 했습니다.
현관 도어벨 카메라의 그 영상은 확인하지 않은 채 삭제했습니다.
하지만 가끔,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면.
0.5초 정도 늦게 반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합니다.
유리 속의 자신이 먼저 고개를 돌린 것 같은.
자신보다 먼저 미소를 짓는 것 같은.
이 씨는 이제 거울을 오래 보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으며, 특정 장소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