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의 이상한 점
올해 31세인 윤(가명) 씨는 지난 2월, 경기도의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했습니다. 지하 3층, 지상 28층 규모의 깨끗한 단지. 윤 씨는 17층에 살고 있었습니다.
입주한 첫 주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상한 일이 시작된 건 입주 열흘째 되던 밤이었습니다.
윤 씨는 야근을 마치고 새벽 1시쯤 아파트에 도착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B3층에서.
17층 버튼을 눌렀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B3... B2... B1... 1층...
그런데 1층을 지나는 순간, 엘리베이터가 멈췄습니다.
층수 표시기를 봤습니다.
B13.
윤 씨는 눈을 비볐습니다. 이 아파트 지하는 B3까지밖에 없습니다. B13이라는 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표시기 오류인가 싶었습니다. 신축이니까 전자 장비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고.
3초 뒤, 엘리베이터가 다시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17층에 정상적으로 도착했습니다.
윤 씨는 관리사무소에 엘리베이터 표시기 오류를 신고했습니다.
다음 날 관리사무소에서 답변이 왔습니다.
"점검했는데 이상 없습니다. B13 표시는 시스템상 불가능합니다. 저희 엘리베이터는 B3부터 28까지만 입력되어 있어요."
두 번째 밤
이틀 뒤, 또 야근을 한 날이었습니다. 새벽 12시 40분.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17층을 눌렀습니다.
B3... B2... B1...
엘리베이터가 멈췄습니다.
B13.
이번에는 문이 열렸습니다.
윤 씨는 숨을 멈췄습니다.
문 너머로 복도가 보였습니다.
콘크리트 벽. 형광등. 아파트 지하 복도와 비슷한 구조. 하지만 이 아파트 어디에도 이런 복도는 없었습니다.
형광등이 깜빡이고 있었습니다. 불규칙하게. 마치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복도는 약 20미터쯤 이어지다가 모퉁이를 돌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복도 끝, 모퉁이를 돌기 직전 위치에.
누군가 서 있었습니다.
역광이라 실루엣만 보였습니다. 사람 형태. 가만히. 윤 씨를 보고 있었습니다.
윤 씨가 닫힘 버튼을 미친 듯이 눌렀습니다. 문이 닫혔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갔습니다. 17층에 도착했습니다.
윤 씨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불 속에서 눈을 감아도, 복도 끝에 서 있던 그 실루엣이 눈앞에 어른거렸습니다. 가만히 서서 이쪽을 응시하던 그 형체.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 그것이 미세하게 움직인 것 같았습니다. 한 발자국. 이쪽으로.
관리사무소의 반응
다음 날, 윤 씨는 다시 관리사무소를 찾았습니다.
"엘리베이터가 B13에 멈추고 문이 열렸어요. 복도 같은 곳이 보였고, 사람이 서 있었습니다."
관리실 직원의 얼굴이 굳었습니다.
"...잠깐만요."
직원이 뒤쪽으로 가서 누군가와 통화했습니다. 돌아온 직원의 표정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저... 저희가 확인해볼게요. CCTV 확인해보겠습니다."
다음 날, 관리사무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CCTV 확인했는데요. 해당 시간에 엘리베이터가 B3에서 17층으로 올라가는 영상만 있습니다. 중간에 멈추거나 문이 열린 적이 없어요."
"그럴 리가요. 분명히 멈추고 문이 열렸는데..."
직원이 잠시 망설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사실... 선생님만 그런 게 아니에요."
다른 입주민들
관리실 직원의 말에 따르면, 입주 이후 'B13' 관련 민원이 7건 접수되었다고 합니다.
모든 민원의 공통점.
- 새벽 12시에서 2시 사이에 발생
-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만
- 지하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중에
- B13에서 문이 열림
- 복도가 보이고, 끝에 누군가 서 있음
그리고 하나 더.
7건의 민원 중 3건은 같은 말을 했다고 합니다.
"복도 끝에 서 있는 사람이 손을 흔들었어요."
윤 씨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윤 씨가 본 실루엣은 가만히 서 있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손을 흔들었다는 것.
마치... 부르는 것처럼.
나가면 안 됩니다
윤 씨는 아파트 입주민 단체 카톡방에 글을 올렸습니다. 조심스럽게.
'혹시 엘리베이터에서 B13이라는 층을 보신 분 계신가요?'
5분 만에 읽은 사람이 40명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30분 뒤, 윤 씨에게 개인 메시지가 왔습니다. 같은 동 8층에 사는 주민이었습니다.
'저도 봤어요.'
이어지는 메시지.
'근데 저는... 내렸어요.'
윤 씨의 손가락이 멈췄습니다.
'복도로 나갔어요. 3주 전에. 궁금해서.'
'복도를 걸어갔어요. 모퉁이를 돌았어요.'
'모퉁이 너머에는...'
메시지가 끊겼습니다.
윤 씨가 답장을 보냈습니다. '거기 뭐가 있었어요?'
읽음 표시가 뜨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윤 씨는 8층 그 세대의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아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관리사무소에 확인했습니다.
"8층 ○○○호요? 그 세대는... 아직 입주 전인데요. 공실이에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윤 씨는 그 뒤로 새벽에는 절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습니다. 야근을 해도 12시 전에 반드시 귀가합니다.
하지만 가끔, 낮에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층수 표시기를 확인하게 됩니다.
아직까지 낮에는 B13이 나타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윤 씨의 아파트 단체 카톡방에 새로운 글이 올라왔습니다.
'새벽에 엘리베이터 타시는 분들, 혹시 B13 보신 분 있으세요? 저 어제 봤는데, 문이 열리길래 나가봤거든요. 복도 끝에 서 있던 사람이 저한테 손을 흔들어서...'
그 글은 올라온 지 10분 만에 삭제되었습니다.
윤 씨가 그 글을 쓴 입주민의 동호수를 확인했습니다.
8층 ○○○호.
3주 전에 '공실'이라고 했던 바로 그 세대.
윤 씨는 지금도 궁금합니다.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는 걸까.
왜 그곳에서 나온 사람들은 사라지는 걸까.
그리고 왜... B13층의 그 존재는 손을 흔드는 걸까.
이 이야기는 실제 체험담을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체험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으며, 특정 아파트를 지목하지 않았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