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기 전에 내려오려던 산
저는 서른둘의 직장인이고,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제 이름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함께 간 두 사람도 가명으로 적습니다. 같이 산에 간 사람은 동호회 선배 석 씨(41세)와 후배 지 씨(26세), 그리고 저, 모두 셋이었습니다.
해발 600미터쯤 되는 평범한 산이었습니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라면을 끓이다 보니 하산이 늦어졌습니다. 오후 5시 15분에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해는 6시 무렵 졌고 숲길은 금세 먹물처럼 어두워졌습니다.
구름이 낮게 깔려 달도 별도 없었고, 숲에는 안개가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헤드랜턴을 꺼내 이마에 썼습니다. 선두가 석 씨, 가운데가 지 씨, 후미가 저였습니다. 석 씨에게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어두운 산에서는 쉼터마다 멈춰서 「하나, 둘, 셋」 하고 인원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지 씨는 산행 영상을 남긴다며 휴대폰을 가방 어깨끈 거치대에 달고 출발 때부터 줄곧 녹화하고 있었습니다.
뒤따라오는 불빛
6시 반쯤, 저는 뒤에서 불빛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서른 걸음쯤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늦게 내려오는 다른 등산객이겠거니 하고 처음에는 오히려 안심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불빛이 너무 낮았습니다. 사람 머리 높이가 아니라 제 허리쯤에서 일정하게 흔들렸습니다.
앞의 두 사람이 숨을 고르려고 멈추면 뒤의 불빛도 멈췄습니다. 우리가 걸으면 불빛도 걸었습니다. 간격은 서른 걸음에서 한 걸음도 줄지도, 늘지도 않았습니다.
낙엽을 밟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사각, 사각. 제 발소리보다 반 박자 늦은 소리였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데 오래된 향 냄새 같은 것이 코끝을 스쳤습니다.
저는 앞의 두 분에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말하는 순간 그것이 알아차릴 것 같았습니다.
하나, 둘, 셋, 그리고
산 중턱의 쉼터에 닿았을 때였습니다. 나무 의자 두 개가 놓인 작은 공터였고, 우리가 방금 내려온 길 쪽 입구는 어둠에 잠겨 있었습니다.
석 씨가 평소처럼 돌아서서 말했습니다.
「인원 확인하자. 하나.」
「둘.」 지 씨가 이어 말했습니다.
「…셋.」 저는 간신히 대답했습니다.
그때, 쉼터 입구의 어둠에서 대답이 하나 더 들려왔습니다.
「넷.」
가늘고 낮은 목소리였습니다. 아이 같기도, 오래 갇혀 있던 것이 마른 목으로 짜낸 소리 같기도 했습니다.
석 씨와 지 씨의 헤드랜턴 불빛이 동시에 제 얼굴 쪽으로 쏟아졌습니다. 제 헤드랜턴에 비친 두 사람의 얼굴은 하얗게 굳어 있었고, 입을 연 사람은 누구도 없었습니다. 둘 다 그 소리를 들은 것입니다.
저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제 헤드랜턴 불빛은 짙어진 안개에 막혀 몇 걸음 앞에서 뿌옇게 번질 뿐이었습니다. 그 너머 쉼터 입구, 어둠 속 허리 높이에 작은 불빛이 켜져 있었습니다. 내내 서른 걸음을 지키던 그 불빛이, 우리가 멈춰 선 사이 열 걸음, 아니 그보다 가까이 다가와 있었습니다.
석 씨가 떨리는 손으로 헤드랜턴을 가장 밝은 모드로 바꿔 그쪽을 비추자, 그 불빛은 부드럽게 꺼졌습니다. 비춘 자리에는 젖은 낙엽만 쌓여 있었습니다.
우리는 말없이 달리듯 내려갔습니다.
카메라에 남은 것
주차장 가로등 아래에 도착해서야 세 사람은 숨을 돌렸습니다. 차 안에서 지 씨가 어깨끈에서 휴대폰을 떼어 녹화된 영상을 돌려 보았습니다. 쉼터에서 지 씨가 제 쪽으로 돌아섰던 그 순간, 카메라는 제 등 뒤의 쉼터 입구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하나.」 「둘.」 「…셋.」
그리고 일 초쯤 뒤, 분명한 목소리로 「넷.」
화면 가장자리의 어둠 속에는 허리 높이의 작은 불빛이 있었습니다. 불빛 아래, 낙엽 위에는 작은 신발 두 짝이 나란히 서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지 씨는 영상을 지웠지만, 저는 그 장면을 지금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날 이후 두 사람은 산에 가지 않습니다. 저는 현관 신발장 위에 헤드랜턴을 올려 두었는데, 아침마다 불빛 쪽이 침실 방향으로 돌아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누가 인원을 확인할 때면 제 번호를 말한 뒤 숨을 죽이고 기다립니다.
그 다음 숫자가 어둠 속에서 들려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 이야기는 창작된 공포 이야기이며,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실제와 관계가 없습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주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