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이 바뀐 뒤부터
42세 이○○ 씨(가명)는 8년째 심야 버스를 몰고 있었다. 자정을 넘긴 시간대의 순환 노선. 손님은 거의 없었고, 있어도 두세 정거장 만에 대부분 내렸다.
지난달, 노선이 외곽 신도시 쪽으로 변경됐다. 가로등도 드문드문한 새 구간이 늘었다. 그리고 그 무렵부터, 이 씨는 이상한 걸 느끼기 시작했다.
새벽 3시 40분쯤, 인적 없는 정류장에서 반드시 한 명이 탔다. 회색 후드를 눌러쓴 사람이었다. 카드를 태그하는 소리는 났다. 삑- 하는 단말기 소리. 하지만 이 씨가 백미러로 확인하면, 그 사람은 항상 맨 뒷자리, 가장 어두운 구석에 앉아 있었다.
태그 기록에는 없는 승객
이상함을 느낀 건 셋째 주부터였다. 그 승객은 단 한 번도 벨을 누르지 않았다. 종점에 도착해 이 씨가 "종점입니다, 내려주세요" 하고 뒤돌아보면, 좌석은 이미 비어 있었다.
문은 계속 닫혀 있었는데.
회사에 요청해 운행 기록을 확인했다. 그 시간, 그 정류장에서 태그된 카드 기록은 없었다. 단말기 로그에도, 없었다. 분명 삑 소리를 들었는데.
이 씨는 그때부터 그 구간을 지날 때마다 라디오 볼륨을 최대로 올렸다. 그래도 소용없었다. 라디오 소리 사이로, 태그 음은 정확히 새벽 3시 40분마다 울렸다.
백미러 속의 얼굴
지난주 화요일. 이 씨는 참지 못하고 그 정류장에 버스를 세운 채, 뒷자리 쪽으로 걸어가 보기로 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후드 속 얼굴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얼굴은 있었다. 그런데 표정이 없었다.
눈, 코, 입의 위치는 있는데, 그 위에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것처럼. 이 씨가 한 걸음 더 다가가자, 후드 속 얼굴이 아주 천천히, 이 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씨는 운전석으로 도망치듯 돌아왔다. 운전석에 앉아 고개를 돌려 확인한 순간, 뒷자리는 비어 있었다.
그런데 앞유리 위 실내 백미러에는, 여전히 그 후드가 비치고 있었다. 바로 이 씨의 등 뒤에.
오늘도 삑 소리가 울린다
이 씨는 회사에 노선 변경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도 매일 새벽 3시 40분, 같은 정류장에서 삑- 소리가 울린다.
이 씨는 이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그 구간을 지나는 동안에는 백미러에도 눈을 주지 않는다.
"돌아보지만 않으면, 어쨌든 종점까지는 얌전히 있다가 내려요."
이 씨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요즘 들어, 백미러 속 그 자리에 앉은 형체가 하나가 아니라 둘로 늘어난 것 같다고.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 장소, 노선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