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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크루 앱 지도에 뜬 나와 똑같은 러너,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매일 새벽 혼자 달리는 28세 직장인 강태오 씨는 러닝 앱 지도에서 자신과 똑같은 프로필의 러너가 늘 앞서 뛰는 걸 발견한다. 속도를 올려도 좁혀지지 않는 거리, 그런 계정은 없다는 앱의 답변.

2026년 08월 27일 visibility 81 조회 NEW
러닝 크루 앱 지도에 뜬 나와 똑같은 러너,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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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다섯 시, 나를 지켜주는 유일한 습관

스물여덟 살 회사원 강태오 씨(가명, 28세)는 3년째 새벽 러닝을 거르지 않았다. 알람은 늘 새벽 다섯 시. 창밖이 아직 푸르스름한 남색일 때 눈을 뜨고, 찬물로 세수를 하고, 현관문을 나선다.

그는 러닝 크루 앱 '런트레이스'를 쓴다. 실시간 GPS로 위치를 공유하고, 뛴 거리와 페이스를 자동으로 기록해 크루원들과 나누는 서비스다. 강태오 씨는 프로필 사진에 자신의 얼굴 사진을 걸어두고, 매일 같은 코스 — 아파트 단지를 나와 하천변을 따라 3.2킬로미터를 도는 길 — 를 뛰며 기록을 남겼다.

새벽 공기는 아직 밤의 온도를 다 내려놓지 못한 채 서늘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콧속이 시큰했고, 발밑에서 규칙적으로 울리는 자신의 발소리와 거친 숨소리만이 세상에 남은 유일한 소음 같았다. 그는 그 고요함이 좋았다.

지도 위에서 발견한, 나와 똑같은 얼굴

이상한 걸 처음 발견한 건 7월 말, 평소처럼 뛰던 중 무심코 앱의 실시간 지도를 켰을 때였다. 화면 속에는 자신을 나타내는 파란 점 말고도, 붉은 점 하나가 같은 하천변 코스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무심코 눌러본 프로필에 강태오 씨는 숨이 턱 막혔다. 자신이 올려둔 것과 똑같은 얼굴 사진. 닉네임마저 자신이 쓰는 것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았다.

'계정 오류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붉은 점은 언제나 자신보다 정확히 150미터쯤 앞에서, 같은 속도로, 같은 코스를 달리고 있었다.

아무리 달려도 좁혀지지 않는 간격

며칠 뒤, 강태오 씨는 시험 삼아 전력으로 속도를 올려봤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종아리 근육이 비명을 질렀지만, 지도 위 붉은 점과의 거리는 단 1미터도 좁혀지지 않았다. 마치 그 점이 자신의 속도를 그대로 복사해 앞서가는 것 같았다.

그는 결국 앱 고객센터에 문의 메일을 보냈다. 며칠 뒤 돌아온 답변은 이랬다.

"확인 결과, 문의하신 시간대에 회원님 계정 외에 해당 코스에서 활동한 다른 사용자 계정은 시스템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하지 않는다니. 강태오 씨는 러닝 크루 단체 채팅방에도 물어봤다. 혹시 자신과 똑같은 프로필로 새벽마다 하천변을 뛰는 사람을 본 적 있느냐고. 돌아온 대답은 하나같이 "그런 사람 처음 듣는다"는 것뿐이었다.

존재하지 않는 골목으로 들어가는 아바타

그즈음부터 화면 속 그 붉은 점의 움직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하천변 코스 중간에는 재작년부터 공사가 진행 중이라 펜스로 완전히 막힌 구간이 있었는데, 붉은 점은 그 펜스를 아무렇지 않게 통과해 태연히 나아갔다.

한번은 지도상 존재하지도 않는 골목으로 붉은 점이 꺾어 들어가는 걸 본 적도 있었다. 강태오 씨가 아무리 지도를 확대해도, 실제 그 자리에는 골목은커녕 담벼락뿐이었다.

그는 더 이상 이것이 시스템 오류라고 믿을 수 없었다. 손끝이 저릿했다. 화면 속 그 형체는, 실제 지형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길은 언제나, 강태오 씨보다 딱 한 걸음 앞서 있었다.

마침내 좁혀진 거리, 그리고 돌아본 얼굴

8월 중순의 어느 새벽, 강태오 씨는 이를 악물고 다시 뛰었다. 목구멍이 타는 듯했고 관자놀이에서 땀이 식은땀으로 바뀌어 흘렀다. 그런데 그날따라 지도 위 거리 표시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150미터, 100미터, 50미터.

멀리, 안개가 낮게 깔린 하천변 다리 위로 사람 형체 하나가 보였다. 뒷모습이었다. 자신과 비슷한 체형, 비슷한 보폭. 강태오 씨는 숨을 참고 마지막 힘을 다해 뛰었다.

거리가 완전히 좁혀졌을 때, 그 형체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순간 강태오 씨는 자신의 얼굴을 본 것 같았다. 눈, 코, 입 — 분명 익숙한 이목구비였다. 하지만 시선이 마주친 찰나, 그 얼굴의 윤곽이 안개처럼 흐려지더니 이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매끈하고 창백한 살갗 위로 새벽빛만 어른거릴 뿐, 눈도 코도 입도 없었다.

강태오 씨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다리 난간을 잡은 손이 후들거렸다. 그 형체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은 채 다리 저편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갔고,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그날 이후, 지도 위에 가끔 뜨는 점 하나

그날 이후로 강태오 씨는 새벽 러닝 코스를 완전히 바꿨다. 하천변 대신 사람 많은 대로변을 뛰고, 앱의 실시간 지도 기능도 꺼두었다.

하지만 가끔, 정말 가끔 무심코 지도를 켤 때면 그 붉은 점이 화면 한 귀퉁이에서 깜빡이다 사라지는 걸 본다. 언제나 아주 잠깐이라, 잘못 본 건지 확신할 수 없다.

강태오 씨는 요즘도 새벽마다 눈을 뜬다. 하지만 예전만큼 개운하지 않다. 자신이 눈을 뜨기 전, 그 형체가 먼저 어딘가를 뛰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떨칠 수 없어서다.

그리고 아주 가끔, 자신과 완전히 똑같은 무언가를 마주친 사람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 따른다는 오래된 이야기를 떠올린다. 그 이야기가 그저 미신이기를, 그는 매일 새벽 조용히 바라고 있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 러닝 앱, 장소나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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