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이야기
매일 밤 스케치북 속 내 뒷모습이, 조금씩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공유작업실 스케치북에 그린 적 없는 그림이 하나씩 늘어난다. 완전한 뒷모습에서 시작해 하루하루 조금씩 고개를 돌리는 그림들, 그 끝에서 마주치게 될 얼굴을 알아챈 순간의 이야기.
제사 때만 쓰라던 할아버지의 놋그릇, 아침마다 뜨거운 밥이 다시 채워져 있었다
할아버지가 남긴 제사용 놋그릇을 무심코 밥그릇으로 쓴 29세 여성. 씻어서 넣어둬도 다음 날 아침이면 뜨거운 밥이 다시 채워져 있었고, 그릇 옆엔 누군가를 위한 수저 한 벌이 놓여 있었다.
잔금 받으러 온다던 보살은 사라졌고, 동생은 다른 사람이 되어갔다
형편이 어려운 가족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무속인은 사기꾼이었다. 대충 흉내만 낸 가짜 내림굿을 받은 동생에게, 몇 주 후 진짜 신병 증세가 시작된다.
아파트 전체가 앓던 그 소리, 이제는 나만 들을 수 있다
은파마을 아파트 주민 전체를 괴롭히던 원인불명의 저음. 조사가 원인불명으로 끝나자, 그동안 전혀 듣지 못했던 서지안 씨에게만 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리는 그녀를 떠나지 않는다.
15층짜리 건물, 엘리베이터는 22층에서 멈췄다
오피스텔 자취생 지수현 씨는 친구와 통화하며 인터넷에 떠도는 '이세계 엘리베이터 놀이'를 시도한다. 규칙을 어기고 뱉은 말 한마디가 그날 이후 현관 밖에서 되돌아온다.
비 오는 저녁, 폐분교 방송실에서 흘러나온 출석 점호 소리
흉가체험 성지로 소문난 산기슭 폐분교. 비 오는 평일 저녁, 방송실을 촬영하던 두 크리에이터 앞에서 끊긴 지 오래인 스피커가 옛 출석 점호를 시작한다. 대답 없는 그 번호는, 명렬표에서 지워진 이름의 것이었다.
밀물이 차오를 때마다, 폐여관 그 방에서 들려온 젖은 발소리
늦여름 폐여관을 촬영하러 간 두 사람. 밀물이 차오르는 시각마다 2층 등대방에서 들려오는 뱃노래와 젖은 발소리, 창문 안쪽에 남겨진 손자국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폐업 신고 안 된 유령 모텔, 카운터 전화기가 아직도 울립니다
3년째 방치된 폐모텔을 촬영하던 유튜버 김도현 씨(가명, 29세)는 서류상 아직 영업 중인 건물의 카운터 전화기가 울리는 것을 목격한다. 방명록엔 체크아웃 기록 없는 방 번호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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