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온 첫날 밤
29세 박○○ 씨(가명)는 두 달 전, 지어진 지 3년 된 신축 오피스텔로 이사했다. 1층 로비에는 무인택배함이 나란히 놓여 있었고, 관리사무소에서는 앱으로 알림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오래된 앱이라 그런지, 어느 칸에 택배가 들어오든 입주민 전체 공지 채널에 알림이 뜨는 방식이었다.
이사 온 첫날 밤, 박 씨는 앱 알림음에 잠에서 깼다. 자정을 막 넘긴 시각이었다.
[보관 완료] 502호 김○○ 님 앞 택배가 보관함에 등록되었습니다.
박 씨의 집은 402호였다. 502호는 아직 공실이라고, 부동산에서 분명히 말했었다.
택배함이 이상하다
다음 날 아침, 로비 관리인에게 물었다. 관리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아, 그거요. 저희도 몰라요. 그 층 공실일 때마다 꼭 그래요. 아무도 안 찾아가고, 사흘 지나면 알아서 사라져 있어요."
박 씨는 그 뒤로 매달 비슷한 알림을 받았다. 언제나 자정 무렵. 언제나 아직 계약되지 않은 호실 앞으로. 그리고 신기하게도, 알림이 뜬 지 한두 달 안에 정말로 그 호실에 새 입주자가 들어왔다.
호기심이 생긴 박 씨는 관리사무소 입주자 명단을 몰래 살펴봤다. 소름 끼치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림에 찍힌 수취인 이름은, 나중에 실제로 그 호실에 계약한 사람의 이름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 사람이 집을 보러 오기도 전, 알림이 먼저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경비실 CCTV
박 씨는 참지 못하고 야간 경비 근무자에게 부탁해 로비 CCTV를 함께 확인했다.
자정 12시 정각. 택배함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택배 기사도, 대리 수령인도, 그 누구도 지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화면 속에서 502호 칸의 표시등이 스스로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경비원이 재생 속도를 늦췄다. 표시등이 켜지는 그 프레임, 딱 한 장에서만 택배함 유리문에 흐릿한 형체가 비쳤다. 사람 크기였다. 하지만 로비에는, 그 형체가 서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다.
경비원은 그 프레임을 몇 번이고 되돌려 보다가, 조용히 화면을 껐다.
"이거는… 못 본 걸로 하죠."
박 씨는 그날 밤 집으로 올라가는 내내, 등 뒤로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듯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새로 이사 오시는 분들께
박 씨는 얼마 전 그 건물 입주자 커뮤니티에 짧은 글을 남겼다.
"이 오피스텔에 새로 이사 오실 분, 계약하러 오시는 날, 자정 무렵 로비의 택배함을 한번 보고 가세요. 비어 있어야 할 호실 칸에 초록 불이 켜져 있다면, 그리고 그 칸이 당신이 계약하려는 호실이라면… 그건 이미 정해진 일이라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댓글 창은 조용히 닫혔다. 하지만 그 글을 읽은 몇몇 입주민들은, 이제 밤 12시가 넘으면 로비를 지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완전히 창작·각색된 콘텐츠입니다. 실제 존재하는 인물, 건물, 사건과는 무관하며, 등장인물은 모두 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