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이야기
새벽 2시 50분, 편의점 창밖 파라솔에 앉은 것이 매일 한 걸음씩 다가왔다
24시 편의점 야간 알바생이 폭우에도 젖지 않고 매일 같은 시각 파라솔에 앉아있는 존재를 목격했다. 취객인 줄 알았던 그것은, 밤마다 조금씩 매장 쪽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새벽 6시 17분, 가위눌림 속에서 귓가를 채운 여러 목소리
3년째 야간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는 한서인 씨는 매일 새벽 6시 17분마다 가위에 눌리며 귓가에서 겹쳐 들리는 낯선 목소리들을 듣는다. 검은 형체를 마주한 뒤, 그녀는 그 목소리들의 정체를 짐작하게 됐다.
전원을 뽑아도 새벽 2시 47분마다 켜지는 라디오, 부르는 이름이 바뀌었다
벼룩시장에서 산 진공관 라디오가 전원 없이도 매일 새벽 2시 47분 켜져 낯선 이름을 부른다. 실종된 딸을 부르던 아버지의 흔적이었지만, 어느 날부터 부르는 이름이 바뀌었다.
동짓날 팥죽을 반만 뿌리고 들어온 밤, 계단에 남은 붉은 흔적
동짓날 대문 앞에 팥죽 세 숟갈을 뿌리다 급한 전화로 두 숟갈을 남긴 밤, 계단에 팥알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 보내지 못한 액은 반드시 되찾으러 돌아온다.
무선 홈캠 속 또 다른 나, 손목의 상처가 다음 날 내게 옮겨왔다
3교대 근무 자취 간호사가 고양이를 위해 설치한 무선 홈캠에, 빈 거실을 걷는 또 다른 자신이 찍히기 시작했다. 화면 속 그가 손목을 다친 다음 날, 같은 자리에 원인불명의 상처가 실제로 나타났다.
매일 밤 3cm씩, 침대로 다가온 열화상 속 냉기 실루엣
원룸 온습도계 앱이 알려온 이상 저온 구역, 열화상 카메라로 확인하니 사람 형태의 냉기가 서 있었다. 그 실루엣은 매일 밤 3cm씩 침대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새벽 사연 라디오, 접수되지 않은 사연을 내가 읽고 있었다
새벽마다 사연을 낭독하는 27세 방송인 이수아 씨. 시청자들은 목소리가 다르다며 채팅창을 도배하지만 본인은 눈치채지 못한다. 다시보기 속 자신의 목소리 위에, 낯선 음성이 겹쳐 있었다.
라이브뷰엔 없었다, 인화된 네컷 사진에만 서 있는 다섯 번째
자정 무인 즉석사진관에서 넷이 찍은 네컷사진, 라이브뷰엔 없던 다섯 번째 형체가 인화지에만 나타났다. 며칠 뒤 다시 찾은 부스에서, 넷이던 일행은 셋이 되어 있었다.
물 빠진 워터파크 다이빙풀 바닥에서, 녹음 파일에 남은 아이 웃음소리
법원 경매에 넘어간 폐업 워터파크를 홀로 실측하던 32세 감정평가사. 물 빠진 다이빙풀에서 그녀보다 한 걸음 앞서가는 젖은 발자국을 보고, 나중에 재생한 음성메모에서 자신이 남기지 않은 목소리를 듣는다.
새벽 4시 44분, 요양병원 복도를 굴러오는 빈 카트 소리
야간 근무 넉 달 차 요양보호사가 매일 새벽 4시 44분마다 들려오는 빈 처치 카트 소리와 복도 끝 흰 그림자를 목격한다. 정이 든 할머니 병실 앞에 그것이 멈춘 순간, 규칙을 어기고 만다.
새벽마다 가위눌리며 듣는 연필 소리, 책상엔 낯선 필체가 남았다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6세 고시생이 매일 밤 가위눌림 속에서 연필로 종이 긁는 소리를 듣고, 아침마다 자신이 쓰지 않은 낯선 필체를 책상 위에서 발견하기 시작한다.
매일 밤 침대를 향해 돌아앉는 흔들의자, 방석에는 온기가 남아 있었다
이웃 구제 가구점에서 들여온 낡은 흔들의자가 매일 밤 저 혼자 침대를 향해 돌아앉는다. 방석에 남는 정체 모를 온기, 그리고 어느 밤 눈을 뜨자 침대가 아닌 그 의자 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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