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0건의 수면 마비 이야기가 있습니다.
새벽 2시 40분마다 가위에 눌리는 서 씨. 현관에서 시작된 형체는 하룻밤에 한 걸음씩 침대로 다가왔고, 닷새째 밤 귓가에 속삭였다.
수면등을 켠 새벽 3시 7분, 몸이 굳은 채 눈을 돌리자 침대 가장자리에 젖은 긴 머리의 형체가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다. 그것은 이 씨의 숨소리에 맞춰 어깨를 움직였다.
아침마다 이불이 단단히 여며져 있었다. 높이는 매일 조금씩 올라왔다. 가위에 눌린 새벽, 수면등 곁 의자에 앉은 노인이 이불을 코 위로 끌어올렸다.
열한 밤 연속 같은 시각에 찾아온 가위눌림. 발치에서 시작된 카운트다운은 매일 가까워졌고, 수면 앱 녹음에는 서 씨 본인의 목소리가 남아 있었다.
가위눌림 속 침대 발치에 등 돌리고 앉은 형체. 밤마다 조금씩 윤 씨 쪽으로 돌아보더니 닷새째 밤, 가위가 풀렸는데도 사라지지 않았다.
가위눌림이 반복되자 침실에 카메라를 설치한 직장인. 다음 날 영상 속 방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음량을 키우자 잠든 자신의 얼굴 위에서 또 하나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매일 같은 시각 가위에 눌리는 남성. 숫자를 세는 목소리가 하루에 하나씩 늘어나더니, 마지막 숫자가 자신의 나이와 같아진 순간 목소리가 멈췄다.
명절마다 시골 할머니 댁 큰방에서 다섯 식구가 나란히 자던 26세 서지원 씨. 가위에 눌린 채 습관처럼 식구들의 숨소리를 세던 어느 밤, 다섯이 아니라 여섯 번째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3교대 근무로 수면이 불규칙해진 29세 간호사 한소영 씨. 가위눌림 때마다 손목을 움켜쥐는 차가운 감촉을 느끼고,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다섯 손가락 모양의 자국이 몸에 남는다.
혼자 사는 31세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안대와 실리콘 귀마개로 시청각을 완전히 차단한 채 잠든다. 어느 밤 가위눌림 속에서, 막혀 있어야 할 귀마개 안쪽에 미지근한 숨결이 닿기 시작했다.
3년째 야간 응급실 간호사로 일하는 한서인 씨는 매일 새벽 6시 17분마다 가위에 눌리며 귓가에서 겹쳐 들리는 낯선 목소리들을 듣는다. 검은 형체를 마주한 뒤, 그녀는 그 목소리들의 정체를 짐작하게 됐다.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6세 고시생이 매일 밤 가위눌림 속에서 연필로 종이 긁는 소리를 듣고, 아침마다 자신이 쓰지 않은 낯선 필체를 책상 위에서 발견하기 시작한다.